sentiments

[BOOK 2005] 9. 발견하는 즐거움

창천(蒼天) 2005. 2. 11. 23:38

이 책에서 무엇보다 기억에 남는 것은 파인만의 아버지가 파인만을 가르친 방식...

사물의 겉껍질이 아닌 본질을 깨우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그런 방식...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에 티라노사우르스에 대한 설명으로 “이 동물은 키가 8m, 두개골 지름은 2미터에 이른다.”라는 문장이 나왔을 때, “자, 그럼 이게 무슨 뜻인지 알아보자. 이건 말이지, 그 공룡이 우리 집 뜰에 서 있다면, 머리를 2층 창문으로 들이밀 수 있을 정도로 키가 크다는 뜻이야. 하지만 머리를 들이밀지는 못할 거다. 머리가 창문보다 조금 더 커서 유리창만 깨고 말 테니까.”라고 생생하게 풀이해 주는 식이다.

이런 아버지의 교육으로 리처드 파인만은 책을 읽을 때 실제 의미가 무엇인지 생각해보는 습관을 들이게 되었다.

새의 이름을 외우는 것이 아는 것의 본질이 아님을 강조하는 부분은 파인만 답다. 예를 들어 참새는 영어로는 스패로우, 우리 말로는 참새, 일본말로는 스즈매인 것이어서 이름은 참새의 본질일 수 없다. 스패로우라 하든 참새라 하든 이름이 다르다고 다른 새가 아니다. 새의 크기와 부리의 모습, 그리고 습성 등이 참새의 본질이고 이를 관찰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바로 이것이 파인만을 파인만답게, 내가 알고 있는 그 사람으로만든 것이 아닐런지...

나는 그걸 하기로 한 당초의 이유를 잊어버렸어요. 독일이 패전했으니 당초의 이유가 사라졌는데도, 그 점을 단 한번도 반성하지 않았던 겁니다. 무슨 일을 계속하고 있다면 그걸 왜 계속하고 있는지 다시 생각해봐야 합니다.

'남들이 내가 뭘 잘할 수 있을거라고 생각하든 그건 내 책임이 아니다.'

내가 잘할 거라고 남들이 생각하기 때문에 잘할 필요는 없다 이겁니다. 그래서 나는 느긋해질 수 있었습니다.

무언가를 발견하는 즐거움보다 더 큰 상은 없습니다. 사물의 이치를 발견하는 그 짜릿함, 남들이 내 연구 결과를 활용하는 모습을 보는 것, 그런 것이 진짜 상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