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ntiments
[BOOK] 긍정의 배신
창천(蒼天)
2012. 2. 2. 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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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내 치즈를 옮겼는가'라는 책이 회사의 정리해고를 정당화한다는 주장을 보고 나서... 처음엔 거부감이 생겼지만 프레임을 바꿔서 생각하면 타당한 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외부적인 요인들로 인해 발생한 좋지 않은 일들은 모두 나의 부정적 사고로 인해 생긴 일이라고 생각하게 한다면 회사나 사회의 입장에서 보면 모든 나쁜 일(?)을 저지를 수 있는 면죄부를 얻게 된다.
근래 가장 인기를 얻었던 김난도 교수의 '아프니까 청춘이다' 역시 이와 같은 입장에서 보면 정말 나쁜 책이 될 수도 있다. 청년유니온의 김영경 위원장 역시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책을 싫어한다고 하며 비슷한 말을 한 적이 있다. '청춘이니까 아파도 괜찮다'고 말하는 그런 느낌이랄까? 전혀 그렇지 않잖아? 물론 온실의 화초로만 크는 것보다는 약간의 시련도 겪으며 면역력을 갖는 것도 좋지만 지금은 그런 면역력을 길러주는 것이 아니라 패배자의 길로, 피어보지도 못한 채 지는 꽃과 같은 모양새로 만들고 있는데 이런 현실을 정당화하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시크릿에서 말한 '끌어당김의 법칙', 긍정심리학, 낙관주의 등의 반대 측면을 보고, 무조건적 낙관주의와 긍정적 사고의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현실주의라는 관념, '방어적 비관주의', '비판적' 사고가 필요함을 역설하고 있다.
하나의 측면에만 매몰되지 않고 균형을 가진 관점을 고수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겠다.
긍정적 사고는 미국의 국가적 자부심을 강화해 나가는 과정에서 자본주의와 일종의 상징적인 관계를 맺게 되었다. 본래 자본주의와 긍정적 사고 사이에는 내재적이고 자연스러운 유사성이 존재하지 않는다.
초기 자본주의가 긍정적 사고에 우호적이지 않았던 반면에 후기 자본주의, 곧 소비자 자본주의는 긍정적 사고와 훨씬 죽이 잘 맞았다. 소비자 자본주의는 '더 많은 것'을 원하는 개인의 욕구와 '성장'이라는 기업의 지상과제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 … 한 기업이든 경제 전체든 영원한 성장이라는 것은 있을 수 없다. 그러나 긍정적 사고는 영원한 성장이 숙명인 것처럼 꾸미거나 그것이 실제로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낙천성이 물질적 성공의 열쇠이고 긍정적 사고 훈련을 통해 누구나 갖출 수 있는 덕목이라면, 실패한 사람에게는 변명의 여지가 없다. 개인의 책임을 가혹하게 강요하는 것이 긍정의 이면이다. 당신이 경영한 기업이 도산하거나 당신이 일자리를 잃게 된 것은 당신이 최선을 다하지 않았기 때문이며, 성공 필연성을 굳게 믿지 않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