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ntiments
[BOOK] 공부의 달인, 호모 쿵푸스
창천(蒼天)
2012. 3. 2.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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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의 내 독서법, 공부법은 문제가 있다.
그걸 이 책을 읽으며 깨달았다.
무엇이 부족한지, 어떻게 고쳐야 할지 등을 알려준 책이다.
간단히 정리하자면...
고전을 읽어라. 읽을 때는 묵독하지 말고 암송하라.
그렇게 읽은 책을 구술하라. 그리고 글을 써라.
그리고 모든 일상이 '책'임을 알고 공부하라.
호모 쿵푸스의 공부법!
- 책을 읽어라. 특히 원대한 비전, 눈부신 지혜로 가득 찬 고전을 섭렵하라.
- 소리 내어 암송하라. 소리의 공명을 통해 다른 이들과 접속하라.
- 사람들 앞에서 구술하라. 지식과 정보에 서사적 육체를 입혀라.
- 앎의 코뮌을 조직하라. 즉 스승을 만나고 벗과 함께 공부하라.
- 일상에서 공부하라. 질병과 사랑, 밥과 몸, 모든 것을 책으로 변환하라.
고전이란 그저 옛날에 나온 책이 아니라, 몸과 인생을 완전 바꿔주는 지혜와 비전으로 가득 찬 책을 말하거든.
고전이란 시대의 통념과 억압을 뚫고 삶과 사유의 눈부신 비전을 탐색한 전위적 텍스트를 말한다.
지금의 가족제도는 기본적으로 과잉보호를 특징으로 한다. 그런데 그것이 학교에까지 연장될 경우, 새로운 주체의 형성에는 치명적 결함이 될 수 있다. 즉, 학생들이 몇 겹의 보호막에 둘러싸여 '내적 동력을 갈고닦을' 기회를 잃어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학교는 사람들을 체계적으로, 그리고 근본적으로 노예로 만든다.
학교는 교육을 위해 이용할 수 있는 자금, 사람, 그리고 선의를 독점하고 있을 뿐 아니라, 다른 사회제도가 교육에 관여하는 것을 단념하게 만들고 있다.
- 이반 일리히, 『학교 없는 사회』에서
동일한 연령대의 학생들을 같은 장소에 몰아넣고 같은 내용을 주입하는 것. 그럼으로써 모든 차이와 이질성을 말끔히 지워버리고 아주 평균적이고 상식적인 존재, 곧 국민으로 재탄생시키는 것이 학교에 주어진 소명이다. 그리하여 대부분의 사람들은 일생 동안 엇비슷한 연령대 외에는 서로 뒤섞일 만한 공간 자체를 빼앗겨버린다.
이 연령별 균질화가 만들어낸 가장 심각한 망상은, 학교를 떠나는 순간 공부는 '이제 끝!'이라는 생각을 갖게 한다는 것이다. '공부에는 다 때가 있어!' 라든지, '이 나이에 무슨 공부?', '젊었을 때 공부 못한 게 한이야', '과정 끝났으니 이제 마음껏 놀아라' 등등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어온 말들이 다 거기서 유래한다.
인간은, 아니 모든 살아 있는 것들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평생 뭔가를 배운다. 살아 있음 자체가 외부와의 교류를 통해 뭔가를 끊임없이 학습하는 과정 아닌가.
공부란 궁극적으로 자기를 넘어서는 것일진대, 거기에는 우와 열이 있을 수 없다. 그저 자기가 선 자리에서 한 걸음씩 나갈 수만 있으면 그것으로 충분할 따름이다. 밥을 먹고 물을 마시듯 꾸준히 밀고 가는 항심(恒心)과 늘 처음으로 돌아가 배움의 태세를 갖추는 하심(下心), 공부에 필요한 건 오직 이 두 가지뿐이다.
독서, 이 한 가지 일은 "위로 성현과 짝할 수 있고, 아래로 뭇 백성을 깨우칠 수 있으며, 그윽하게는 귀신과 통할수 있고, 밝게는 왕도와 패도의 방략을 터득하여 우주를 지탱할 수 있는 것"이니 부디 책을 손에서 놓지 말라고 당부하고 또 당부한다.
실제로 지금 대학생들은 도무지 질문을 할 줄 모른다. 사회에 대해서건 삶에 대해서건 질문이 없다. 왜? 독서를 하지 않으니까. 눈앞의 이익만 좇아가느라 바쁜데, 무슨 질문이 있겠는가. 질문을 하려면 아주 낯설고 이질적인 세계와 마주쳐야 하는 바, 독서를 하지 않고는 그런 마주침 자체가 불가능하다. 질문이 없으니 책을 읽지 않고, 책을 읽지 않으니 질문이 없고.
코뮌이란 기성의 권력과 습속으로부터 벗어나 새로운 삶을 구성하고자 하는 이들의 자유롭고 창발적인 집합체 혹은 네트워크를 말한다.
고전의 시대에 좋은 부모란 자식에게 훌륭한 스승을 찾아주는 존재였다.
스승과 벗을 찾아가는 네트워킹을 멈추지 않는 것, 그것이 곧 공부다.
고전, 너무 광대해서 엄두가 안 난다고? 돈 워리! 일단 클릭하고 보라! 클릭의 노하우는 간단하다. 암송과 구슬이 그것이다. 다시 말하지만, 고전은 눈이 아니라 소리로 만나야 한다. 그래야 기질이 바뀌고 내공이 쌓이는 법이므로.
그에 반해, 쉽고 재미있는 책, 읽어서 몽땅 이해되는 책은 당장 덮어야 한다. 생각해보라. 그건 저자의 수준이 나랑 똑같다는 뜻인데, 그런 책으로부터 대체 뭘 배울 수 있단 말인가?
배움에 있어 가장 불리한 조건은 겸손을 가장한 자기 비하, 혹은 이미 획득한 지식에 갇혀 새로운 흐름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경직성이다. 그러므로 지식의 양이 많건 적건 '비움'은 배움의 필수적 조건이다. 끊임없이 비울 수 있어야 더 큰 앎이 흘러 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암기가 묵둑에 기초한다면, 암송은 청각에 기초한다.
암기가 두뇌플레이라면, 암송은 신체운동이다.
암기를 많이하면 신체가 허약해지지만, 암송은 신체전체의 기운을 활발히 소통시킨다.
좋은 공부는 반드시 몸을 건강하게 해준다. 따라서 몸을 소외시키지 않는 공부, 그게 진짜다."
"한 두 사람 튀는 것 보다 다함께 리듬을 타야만 즐거운 공부가 가능하다.
암송을 통한공부!
공부에는 여러가지 길이 있다."
"뜻을 완벽하게 이해한다음 소리를 터득하는 길이 있고, 소리 자체를 음미하다보면 뜻이 밝혀지는 길이 있다.
또는 평생 뜻도 모른 채 그저 소리로만 음미하는 텍스트도 있다. "
[출처] 공부의 달인, 호모쿵푸스 - 고미숙|작성자 spring
읽어볼 책들 :
이탁오 - 『 분서 』
이반 일리히 - 『 학교 없는 사회 』
얼 쇼리스 - 『 희망의 인문학 』
박희병 - 『 선인들의 공부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