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ntiments

[BOOK] 黑山

창천(蒼天) 2012. 4. 8. 16:48

 


흑산

저자
김훈 지음
출판사
학고재 | 2011-10-20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저 너머를 향해 피 흘리며 나아간 사람들!조선시대 천주교 박해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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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의 소설은... 무미건조하다.

극히 사실적이고 객관적 입장에서 쓰는 듯 하다.

작가가 기자 출신이라서 그런 것일까?

칼의 노래, 현의 노래, 남한산성, 그리고 흑산...

소설이지만 소설이 아닌듯 느껴지는 것은 그런 이유일지도 모른다.

 

그들이 사학인 천주교에 깊이 빠져든 것은 '물 뿌려 마당 쓸고 부르면 대답하는 일이 근본이라 한 '소학'과 같은 쉽고 분명함 때문이 아니었을까.

물론 지금의 나로선 그 분명하다는 '소학'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지만 천주교의 근본, 아니 종교의 근본은 알고 있으니... 나 역시 '소학'도 알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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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약현은 집안의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을 말할 때는 가끔씩 이야기에 끼어들어서

  - 억지로 키우려고 공들이지 말고 스스로 되도록 공들여야 한다. 키워서 길러내는 것은 스스로 됨만 못하다.

는 말을 했다.                  (p. 166)

 

 -나는 흑산을 자산(玆山)으로 바꾸어 살려 한다.

정약전은 종이에 검을 자玆를 써서 창대에게 보여주었다. 창대가 고개를 들었다.

 - 같은 뜻일 터인데.......

 - 같지 않다. 자는 흐리고 어둡고 깊다는 뜻이다. 흑은 너무 캄캄하다. 자는 또, 지금, 이제, 여기라는 뜻도 있으니 좋지 않으냐. 너와 내가 지금 여기에서 사는 섬이 자산이다.

 - 바꾸시는 뜻을 잘 모르겠습니다.

 - 흑은 무섭다. 흑산은 여기가 유배지라는 걸 끊임없이 깨우친다. 자玆 속에는 희미하지만 빛이 있다. 여기를 향해서 다가오는 빛이다. 그렇게 느껴진다. 이 바다의 물고기는 모두 자산의 물고기다. 나는 그렇게 여긴다.  (p.337~3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