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 시사고전

상하무정위(上下無定位)

창천(蒼天) 2012. 12. 28. 07:48

세상을 보는 시각 중에 '세상에 어느 것도 절대적인 것은 없다'라는 시각이 있습니다.


조선 전기의 문신이었던 강희맹 선생은 세상에는 위아래 정해진 것이 없고 낮고 높은 것이 절대적인 것은 아니라는 주장을 합니다.


上下無定位라! 

상하무정위

상하는 정해진 위치가 있는 것이 아니다!


卑高無定名이라! 

비고무정명

낮고 높은 것은 정해진 이름이 아니다!


有下則必有上이오, 

유하즉필유상

아래가 있어야 반드시 위가 있는 것이고


無卑則安有高리오? 

무비즉안유고

낮은 것이 없으면 어찌 높은 것이 있겠는가?


높고 위에 있는 것은 낮고 아래 있는 것이 있기에 가능하다는 철학입니다.

이 이야기는 세상에 백성들이 있어야 고관대작도 있고, 들에서 노동하는 사람들이 있어야 궁궐에서 다스리는 사람도 있다는 것입니다.


결국 세상의 주인은 높고 위에 있는 사람이 아니라 어쩌면 낮고 평범한 사람일 수 있다는 발상의 전환입니다.



낮을 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