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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를 만났습니다.

창천(蒼天) 2004. 4. 4. 21:30

그를 만났습니다.


이정하



그를 만났습니다.
길을 가다 우연히 마주치더라도
반갑게 차 한잔 할 수 있는
그를 만났습니다.

방금 만나고 돌아오더라도
며칠을 못 본 것 같이 허전한
그를 만났습니다.

내가 아프고 괴로울 때면
가만히 다가와 내 어깨를 토닥여 주는
그를 만났습니다.

바람이 불고 낙엽이 떨어지는 날이면
문득 전화를 걸고 싶어지는
그를 만났습니다.

어디 먼 곳에 가더라도
한 통의 엽서를 보내고 싶어지는
그를 만났습니다.

이 땅 위에 함께 숨쉬고 있다는
이유만으로도 마냥 행복한
그를 만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