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5월 1일, 2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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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속의 새

창천(蒼天) 2003. 3. 19. 01:33
여기, 입구는 좁지만 안으로 들어갈수록 점점 깊고 넓어지는 병이 있다.
조그만 새 한마리를 집어넣고 키웠다.
이제 그만 새를 꺼내야겠는데 그동안 커서 나오지를 않는다.
병을 깨뜨려서도, 새를 다치게 해서도 안된다.
자, 어떻게 하면 새를 꺼낼 수 있을까?

<풍경소리>중에서 김성동님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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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pws1965님의 답변>

이 이야기는 불교의 화두인데, 어차피 화두라는 자체가 해결을 요구하는 것은 아닙니다. 화두란 그것을 생각하는 과정에서 뭔가를 깨닫게 하도록 한 질문입니다. 여기서 깨닫는다..라고 하는 것은 그 질문에 대한 해결책이 아니라 우리 인생의 오묘한 진리를 깨닫는 것입니다.

제가 이 화두를 처음 접했을 때 소설'데미안'과 이상의 '날개'가 생각나더군요. 데미안의 '새는 알을 깨고 나온다....' 라는 구절과 날개의 마지막 부분 '날자,날자, 다시 한 번 더 날아 보자꾸나' 하는 부분 말입니다.
결국 병 속의 새는 우리 자신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병은 투명한 유리병이겠지요.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면서 스스로를 속박해 버리는 것 말입니다. 벼룩을 유리상자에 넣어서 일정높이 이상 뛰지 못하게 하면 나중에 뚜껑을 열어도 그 높이 이상으로 뛰어오르지 못한다고 합니다. 그렇듯이 우리 인간도 병이라는 알지 못하는 속박에 얽매여 자신을 그렇게 스스로 주저앉혀 버리는 것은 아닌지...

물질문명이 우세하던 서양에서는 알 껍질을 파괴하는 형태로 그 속박에서 벗어났지만(데미안), 정신적인 측면을 강조하는 불교에서는 정신적인 다른 해결방법을 구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여기에 대한 해답은 불교에서 말하는 '색즉시공 공즉시색' 또는 '일체유심조'라는 말에서 찾아야 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있는 것은 없는 것이고, 없는 것은 있는 것이다' , '모든 것은 생각에 달려 있다' 라는 뜻이지요.

원래 병이 있는지 없는지도 모릅니다. 그냥 병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지요. 마음속에서 이 병을 지워버리는 순간 새는 날아오를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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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소리에서 이 글을 읽었을 때, 답이 뭘까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이게 불교에서 말하는 화두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한채...
넌센스 퀴즈라고 생각하고는 네이버 지식검색에 질문을 했었다. -_-;;
그 결과로 얻은 답이 위에 있는 pws1965님의 답변이었다.

생각지도 못했던 나에게 떨어진 화두인 것이다.
고승들은 자신에게 주어진 화두를 잡고 그에 대해 골몰하다가 득오한다고 한다.
내가 도를 찾는 구도인은 아니지만 나에게 운명처럼 다가온 이 화두를 잡고 나 역시 생각해보려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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